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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 잔 하고 싶게 만드는 영화 best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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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브로드밴드 2016. 3. 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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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짚고 가자면, 나는 술을 기호에 따라 호불호(好不好)가 강하게 갈리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호(好)'의 쪽이다. 그것도 다이스키(大好)! 술이 나오는 영화면 끝나고 어김없이 그 술 한잔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애주가이지만 그중에서도 술이 특별한 영화를 골랐다. 



# 북촌방향 (2011)

성준(유준상)은 북촌에 사는 선배 영호(김상중)를 만나 영호의 후배 여교수 보람(송선미)과 '소설'이라는 술집에 가게 된다. 술집의 여주인 예전(김보경)은 성준의 옛 애인 경진과 몹시 닮아있다. 또 다른 어떤 날 전직 영화감독인 성준이 전직 배우와 만나 술을 마시고, 여기에 보람이 합류해 그들은 다시 ‘소설’을 찾는다. 


성준은 결국 예전과 키스를 나눈다. 누군가의 인생처럼 밋밋하고도 리얼한 상황 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것은 역시 술이다. 어떤 평론가는 그렇게 말했다. 홍상수라는 마르지 않는 술독. 너무나 하잘것없이 느껴졌던 우리네 인생도 갑자기 영화일 수 있겠다고 느껴진다. 술 취해 뱉는 말은 하나하나 영화 대사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술친구를 불러내 고갈비에 막걸리 한 잔 나누며 아 오늘도 이 멋진 인생을 노래하는 대사 한 줄 읊어야겠다고 생각했다.

■ 「북촌방향」 보기 : 영화/시리즈 > 가나다찾기 > 바


+ 관람 후 추천 코스

피맛골 '전봇대집'의 구수한 막걸리와 고갈비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30-1



# 좋아해줘 (2016)

세상의 연애에서 술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심지어 얼마나 많은 인생에 굴곡진 역사를 선사하는가. 이 영화는 곱디고운 부분만 보여준다. 술 취해 흐트러진 여자를 지긋이 바라보던 남자는 어느덧 그녀를 몹시 사랑하게 된다. 행여 서로에게 빠질까 독한 술 한번 같이 안 마시던 남녀는 어느덧 영화의 엔딩을 장식하는 연인이 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연애가 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연애를 하려면 술을 마셔야 할 것만 같다. SNS를 주요 매개로 사용하는 영화이지만 현실 세계에서 이어주는 것은 결국 술자리인 것이다. 날씨가 좋아서, 근처에 들러서, 아니면 정말 그냥, 온갖 억지 핑계를 다 들이대서라도 진득하게 앉아 얼굴 보고 마음 나누고 싶을 때는 역시 차 한 잔보다는 술 한 잔이 진리.

■ 「좋아해줘」 보기 : 영화/시리즈 > 가나다찾기 > 자


+ 관람 후 추천 코스

연남동 '단단', 깨끗한 증류식소주에 타코와사비

위치 :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228-9



# 경주 (2013)

7년 전 보았던 춘화를 다시 보고자 경주의 전통 찻집 '아리솔'을 찾아온 최현(박해일)은 다짜고짜 묻는다. "7년 전 여기 있던 춘화 못 봤어요?" 찻집 주인 공윤희(신민아)는 이 수상한 남자를 변태로 의심한다. 전통 찻집 특유의 적막함은 시간이 멈춘 듯하지만 둘의 감정이 흘러가는 것은 막을 수 없다. 대신 그 감정은 얼큰히 술을 마시고 천 년이 넘었다는 능을 오르는 씬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술김에. 영화에서뿐 아니라 우리 인생에서도 술김에 일어나는 일들은 얼마나 치명적인가. 감정은 술김에 더욱 증폭된다. 관객은 그 감정이 언제 어떻게 터져 나올까 점차 긴장하며 보게 된다. 윤희의 집에 다다르고 복잡한 감정으로 잠 못 이루는 현. 그녀는 그런 그에게 당장에라도 권할 것만 같다. '00처럼', 하실래요?

■ 「경주」 보기 : 영화/시리즈 > 한국영화 > 드라마


+ 관람 후 추천 코스

서촌 '전대감댁'의 고즈넉한 평상 위에서 육전과 소주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체부동 184



# 술이 깨면 집에 가자 (2010)

술 때문에 가정에서 영 멀어진 아빠(아사노 타다노부)가 알코올 의존증을 치료하고 가족에게로 돌아간다는 밝고 훈훈한 이야기다. 술을 저렇게까지 마시면 안 되지 쯧쯧 하며 모두가 혀를 차게 만든다. 하지만 결핍된 현대인들이 기댈 수 있는 무언가가 술일 때가 많다는 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런 기억 대부분 있지 않을까. 술에 취한 아빠가 잠든 척하는 내 손을 잡고, 평소 하지 않던 대화를 붙이고, 때로는 노래를 흥얼거리던, 당시엔 참 싫었던 기억. 어느덧 자라 그때의 아빠처럼 직장 생활을 하게 되면서 그 술 냄새와 살가움을 이해하게 되는 서글픈 현실로 돌아온다. 아빠와 술 한 잔 나누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손잡고 함께 집으로 돌아오고 싶어졌다. 추천하는 술은 역시 사케 '힘내요 아버지'. 


+ 관람 후 추천 코스

반포동 '분노지'에서 부드러운 사케와 바지락 술찜

위치 : 서울시 서초구 반포1동 743-17



# 행오버 1,2,3 (2009-2013) 

영화 제목은 우리 말로 하면 '숙취'. 제목처럼 술 마시고 일어날 수 있는 온갖 사건 사고를 실제로 목격하게 해주는 영화다. 한국 사회에서 있기 어렵고 한국 정서로 이해가 어려운 에피소드도 자주 등장하여 불편하게 여겼던 관객들도 많았지만, 술로 인한 사고를 이렇게 가감 없이, 아니 오히려 과장해서 유쾌하게 내지른 영화도 없다. 


애주가들로 구성된 모임에서 친구 중 한 명이 술에 취해 이렇게 말한 기억이 난다. "우리가 경험하는 가장 재밌는 일의 대부분은 역시 술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이야." 주량과 마음이 맞는 친구와 술을 마신다는 것은 얼마나 든든하고 힘 나는 일인가. 물론 술잔을 부딪치며 더한 기쁨과 나눈 슬픔은 그 뒷감당도 함께해야 한다는 일종의 비용이다.

■ 「행오버1,2,3」 보기 : 영화/시리즈 > 가나다 찾기 > 하


+ 관람 후 추천 코스

경운동 'OB낙원호프' 앞 노상 테이블에서 시원한 생맥주에 치킨

위치 : 서울시 종로구 경운동



# 치코와 리타 (2010)

천재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치코가 하바나의 한 클럽에서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여인 리타를 만나 첫눈에 반해 뉴욕과 파리, 할리우드, 라스베가스로 이어지는 사랑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다. 술과 재즈와 사랑이 채우는 90분은 그 자체로 너무나 환상적이다. 낭만의 상징인 술에 더해지는 재즈, 여간해서는 이 무드를 이길 재간이 없다. 


<치코와 리타>는 단순히 술에 취하고 싶은 영화가 아니라 분위기에 취하고 싶게 하는 영화다. 연주가 훌륭한 라이브 바에 앉아 멋진 칵테일을 홀짝이며 음악을 즐기는 시간도 필요하다. 특히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라 현대인들에게는.


+ 관람 후 추천 코스

이태원 '올댓재즈', 라이브 연주를 들으며 진한 데낄라 한 잔

위치 :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12-4




* 이 컨텐츠는 필진 '조민지'님의 개인적인 관점에서 작성되었습니다.

SK브로드밴드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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