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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물도 아닌데 당신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무서운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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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브로드밴드 2016. 7. 1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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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여름이라고 귀신 타령만 할 텐가. 호러보다 더 무섭다. <시카리오>부터 <폭스캐쳐>, <아르고>까지 당신의 뒷목을 쎄하게 만들 스릴러 영화들을 골라 봤다.


#후아레즈라는 지옥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일단 설정부터 공포스럽다. 영화의 배경이 멕시코의 국경도시 후아레즈이기 때문. 미국 텍사스주의 제일 서쪽 도시 엘 패소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사우다드 후아레즈는 ‘살인 도시’로 악명 높다. 전세계 마약 카르텔들의 온상. 마약 조직원들이 경찰을 테러하고, 하루에 8~9명 꼴로 살해당한다는 통계까지 나왔던 그야말로 현실판 헬게이트다. 

영화는 이 곳 후아레즈를 기반으로 하는 한 마약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스페셜 팀이 꾸려지는 걸로 시작된다. FBI 요원 케이트(에밀리 블런트), CIA 소속 총 지휘관 맷(조쉬 브롤린), 정체불명의 컨설턴트 알레한드로(베네치오 델 토로)이 바로 그 주인공. 세 인물 중 관객들이 감정이입하는 인물은 케이트다. 앨 패소에 가는 줄로만 알았는데 갑자기 후아레즈에 내던져지는 그녀.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FBI 팀장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그녀에게도 끔찍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드니 빌뇌브 감독은 이 마을의 지독함을 과장해서 묘사하지 않는다. 그저 아무렇지 않은 듯 일상처럼 전시할 뿐이다. 마을 곳곳에 시체가 주렁주렁 매달려있고 그 아래서 아무렇지도 않게 축구를 즐기는 동네 아이들의 기묘한 조화를. 그래서 더 무섭다. 여기에 러닝 타임내내 심장 박동소리처럼 둥둥 울리는 북소리 사운드까지 더 해지면? 영화에 몰입하는 관객은 어느새 자신이 후아레즈 한 복판에 떨어져 벌렁거리는 심장이 움켜쥔 채로 어찌해야할지 모르는 멘붕상태에 빠지는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케이트가 그랬던 것처럼.

여기에 영화 종반 관객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충격적인 반전까지 원 투 펀치! 크레딧이 올라갈 때쯤, 당신은 링 위에서 흠씬 두들려맞은 선수처럼 기진맥진해질 거다. 이 와중에 반전이 궁금하다고? 시카리오는 멕시코어로 ‘콜롬비아의 살인 청부업자’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과연 콜롬비아에서 온 살인 청부업자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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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을 쥐어짜는 서스펜스 <아르고>

외모 때문에 재능이 묻힌 대표적인 스타를 꼽으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벤 애플렉이다. 누군가에겐 <진주만>에서의 잘생긴 청춘스타 이미지가 전부일 테지만 사실 그는 포스트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할리우드에서 손에 꼽히는 실력파 감독. 그중에서도 <아르고>는 제 85회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할 정도로 평단의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1979년 이란에서 벌어진 주미 대사관 인질사건을 소재로 했다. 국가 정보 공개 원칙에 의거 30년 만에 비로소 대중에 공개된 이 사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스토리로 당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반미 시위대에게 점령당한 대사관 직원들을 구출하기 위해 미국 CIA가 쓴 방법이 기상천외했기 때문이다. 픽션이 가미된 영화 버전으로 설명하자면 이렇다. CIA의 구출 전문가 토니 멘데스(벤 애플렉)은 ‘ARGO’라는 영화를 제작한다며 가짜 할리우드 영화사를 내세워 인질을 구출해낼 계획을 세운다. 완벽한 거짓말을 위해 시나리오를 만들고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그러고 나서 촬영 장소 헌팅이라는 명목으로 시위가 한창이던 테헤란에 잠입! 인질들을 감독,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등으로 위장시켜서 탈출을 시도하는데...!

이야기만 듣자면 딱 첩보 스릴러다. 그러나 <베를린>식의 추격씬이나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식의 두뇌 싸움을 가미하기엔 김이 샌다. 어차피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사건이잖나. 영리한 감독 벤 애플렉은 이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처럼 담담하고 간결하게 밀고 나간다. 인질들이 탈출하느냐 마느냐의 결말보다는 탈출하는 과정의 쫄깃함을 다루는 데에 올인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인이라는 것을 들키는 즉시 성난 군중에게 둘러싸여 맞아 죽을지도 모르는 공포스러운 상황, 테헤란 시내에서 공항으로 빠져나오기까지 수십 번 들킬 듯 말 듯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던 순간들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촘촘하게 묘사했다. ‘손에 땀을 쥔다’는 뻔하디 뻔한 이 표현이 이 영화처럼 딱 들어맞는 경우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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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가장 무섭다 <폭스캐처>

아직도 스티브 카렐을 미드 <오피스>의 웃기는 점장 마이클 스캇으로 기억하는 건 아니겠지? 이 영화에서 ‘미친 연기력’을 선보인 스티브 카렐. 실존 인물인 존 듀폰의 외모를 재현하기 위해 새부리처럼 생긴 메부리코 분장을 하고 영화에 등장했다다. ‘이 분장을 하고 있으면 어쩐지 사람들이 나를 멀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던 그의 추측은 어쩌면 착각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코 분장에 눈빛 연기 조금 끼얹었을 뿐인데… 오만하고 베베꼬인 존 듀폰 그 자체로 보인다. 실제로 존 듀폰은 미국 역사와 궤를 같이 할 정도로 뼈대있는 가문인 듀폰가의 유일한 상속자였다. 자신이 후원하던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데이브 슐츠를 총으로 쏴 죽이는 바람에 감옥에서 생을 마감한 비운의 인물이기도 하다. 영화는 바로 그 ‘존듀폰 사건’을 다뤘다. 남부러울 것 없는 억만장자는  왜 방아쇠를 당겼을까? 영화를 보면 해답이 나올까?

레슬링을 너무나 사랑하는 존 듀폰(스티브 카렐)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위해 자신의 레슬링 팀 ‘폭스캐쳐’를 꾸린다. 여기 합류한 선수는 미국의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이자 국민적 영웅인 데이브 슐츠(마크 러팔로)와 그의 동생 마크 슐츠(채닝 테이텀). 돈 냄새 물씬 나는 좋은 체육관과 어마어마한 월급의 기쁨도 잠시. 같이 지내면서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는 존 듀폰 때문에 세 사람의 미묘한 갈등이 시작된다. 그가 지독한 애정결핍 환자임과 동시에 콤플렉스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비틀린 모자 관계-어머니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괴로움을 레슬링에 풀지만 그렇다고 스티브 카렐에겐 그만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거기서 오는 박탈감과 공허함이 비틀리면, 인간은 대체 얼마나 무서워지는 걸까. 모짜르트와 살리에리 이야기부터 영화 <위플래시>까지… 끊임없이 반복재생산되어 온 화두지만 여전히 흥미진진하다. 

한가지 더. <시카리오>가 극의 긴장감을 위해 북소리 사운드를 사용했다면, 이 영화는 되려 아무런 사운드도 쓰지 않음으로써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대신, 적막 속에서 특유의 거만한 표정으로 우릴 한참 내려다 보던 존 듀폰이 묻는다. ‘너는 안 그래?’ 이 질문에 움찔하지 않을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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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

* 이 컨텐츠는 필진 '모로즈미'님의 개인적인 관점에서 작성되었습니다.

SK브로드밴드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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